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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가 아니라 소유의 공유가 필요하다

조회 수 6542 추천 수 0 2011.03.29 13:14:01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총장 출신이면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이제 '동반성장위원회' 수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씨가 내뱉은 한 마디가 자본 진영을 흔들었다. 그것은 바로 '이익공유제'이다. 더 정확하게는 '초과'이익 공유제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내놓자 한나라당의 홍준표 최고위원이 발끈했다. 좌파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기업가 교육을 받은 자신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뭐, 공안검사 출신이 좌파적 발상 운운하고, 재벌가 출신이 금시초문이라고 말 하더라도 이익공유제는 좌파적 발상이 아니라 지극히 자보가적인 발상이다. 최종재를 생산하는 단위에서 발생한 이익을 이익 창출에 기여한 각 부문에 어느 정도 분배하자는 것이니까. 자본의 이익을 노동자나 다른 계급에게 나눠주자는 발상이 아니라 자본가 계급 내에서 서로 나눠먹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이니만큼 도요타 같은 최첨단 유연생산체제를 자랑하는 곳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에서도 하고 있는 것을 좌파적 발상이라고 하거나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벌주의자, 재벌빠'라고 불러주는 수밖에 없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양극화가 매우 심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영세기업간 이익률 격차가 날로 커지고, 이익의 집중이 날로 심해진다. 이것은 통계를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안다. 이것을 '시장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주장하고 싶어도 못한다. 당장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득표를 꿈꿀 수 없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복지를 말하고, 또 한 쪽에서는 '동반성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익공유제란 동반성장을 위한 작은 '표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중소기업간 이익공유제로는 양극화의 핵심을 전혀 해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대중소기업간 이익격차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들의 소득 격차이며, 이것은 노동소득의 양극화로 나타난다. 이것이 절대적 혹은 상대적 빈곤율을 심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동반성장은 '기업' 차원이 아니라 '국민'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접근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라고 하면 자본가와 그 세력들은 아마도 더 펄쩍 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펄쩍 뛰어야 한다. 그래야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의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 중소기업에 이익을 나눠주는 것으로 중소영세기업 비정규 노동자들의 저소득 문제가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대기업에서든 중소기업에서든 자본이 자본인 한 그들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분배는 최소화하는 태도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본간 이익공유가 아니라 계급간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기업 사장과 중소기업 사장 간에 이익을 공유하지 말고 대기업 사장과 중소기업 노동자간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익공유제는 사회적 차원에서 보편적 사회 원리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미 결과적으로 발생한 이익만이 아니라 이익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산출된 이익량을 정확힌 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좋은 방법은 사회적 생산의 결과물인 자본 자체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생산의 산출물을 함께 소유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에 대해 자본이 동의할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초과)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은 살짝 빗겨서 있는 느낌이다. 왜 일까? 물론 이 글에서 지적한대로 자본 진영 내부에서 하는 논쟁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고, 정운찬 위원장의 진정성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관련 내용으로 글을 쓰긴 했지만 대중조직 차원에서는 어떤 논의도 없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문제가 있다. 양극화 문제를 사회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운찬이 분당에 출마를 하던 어쨌건 한국 사회의 핵심 의제와 화두가 양극화이며 그 해소방법을 각 정치세력이 책임 있게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는 차고 넘친다.

그리고 이 기회에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은 민주당이나 정운찬식의 ‘자본주의적 해법’에 머무르지 않는 ‘노동자식 계급적 해법’을 과감하게 제안해야 한다. 어차피 정운찬도 좌파라는데, 진짜 좌파라는 사람들은 그보다 더 발본적이고 획기적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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