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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중심의 성장 체제, 그 일각을 드러내다

 

4월 초, 진보진영이나 노동조합에서 주목할만한 기사가 한겨레 신문과 민중의 소리에 실렸다. 그 기사를 요약하자면, 대기업들의 이익은 지난 3년 동안 73% 늘었는데 고용은 9%증가 그쳤다는 것이다.(민중의 소리 2011-04-04)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4월 3일 '한겨레'가 매출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공기업·금융회사 제외)의 2007년과 2010년도 사업보고서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630조4963억원으로 2007년의 404조5864억원에 비해 5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도 30조7326억원에서 53조2591억원으로 늘어나 73.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이들 기업의 고용율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기업의 직원 수는 2007년 말 43만7088명에서 지난해 말 48만1897명으로 10.3%(4만4809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는 3만2614명은 지난 한해 동안에 증가한 것이며 삼성전자와 SK네트웍스, 엘지유플러스 등이 지난해 기업을 인수·합병해 늘어난 직원 수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한자릿수인 9%로 낮아진다.

심지어 2009년 말 5000여명의 직원들을 명예퇴직시킨 KT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등의 일부 기업들은 3년 동안 일자리를 1000명 이상 줄이기도 했다. 반면, 이들 대기업들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2007년 26.3%에서 지난해 19.4%로 7%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1일에는 새로운 기사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재벌 등 대기업 몸집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각 대기업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4월 678개였던 20대 대기업의 계열사는 지난 1일 현재 922개로 36% 늘어났고, 자산총액도 683조6천억원에서 1천54조4천억원으로 54.2%나 증가했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는 40.8%, 자산총액은 55.3%, 그리고 상위 5대 그룹의 계열사는 51%, 자산총액은 59.1% 늘어나는 등 대기업 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2011.4.11)

언론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재벌 중심' 혹은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와 고용 감소 양상은 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경제와 산업의 지속적인 특징이다. 이명박 정부 시기에 그것이 좀 더 두드러지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그 스스로 밝힌 바, '비즈니스 프렌들리' 때문이다. 우측 깜박이를 켜고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써서 확실하게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니 이런 결과에 대해서 특별히 놀랄 것도 아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그런 결과를 만들었는데 왜 새삼스럽다는 듯이 반응을 해야 할까? 지금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에게 그런 결과를 초래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일은 노동자 민중들과 진지하게 성장과 고용의 문제를 다루는 일이다.

 

고용에 대한 자문

 

자, 우리 스스로 묻고 답하자.

고용을 늘여야 하나? 어느 만큼 늘어야 하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될만큼 늘어나면 되는 걸까?

아니면 실업률을 적정 수준(0% 또는 3%?)으로 낮추는 정도면 되는 걸까?

아니면 고용률을 적정 수준(80% 혹은 90%?) 수준으로 올리는 수준이어야 하나? 

 

다음 문제도 있다.

고용을 어떻게 늘려야 하나?

이명박식의 뉴딜적 방식으로 늘리는 방식은 안되나?

 (왜 안 될까요? 4대강은 삽질이라서? 케인즈식 혹은 루즈벨트식 뉴딜이란 본래 대대적인 SOC 투자 아닌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때처럼 IT, 벤처, 금융 등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이 필요한가?

 (녹색과 IT는 맞는데 금융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육성은 맞나?)

아니면, 사회복지를 늘리면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맞나?

 (돌봄의 영역을 임노동 관계의 일자리로 편입시키는 것이 맞는 건가?)

 

게다가 생애 연령이 길어지면서 노동 가능 연령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사회복지와 관련 연금 등의 문제가 맞물리면서

자본에서는 노인 인구에 대한 부양 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인구의 변동이라는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특히,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10년간 경제활동에서 빠져나오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수가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 인구(732만6000명)의 20%에 달하는 것이다.(매일경제 2011.03.29)

이에 따라 2020년대로 접어들면 베이비부머 은퇴 여파로 노동 공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구인난이 확산되고 연금 수급자가 급증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염려된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노동시장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처음 밝힌 이 연구에 따르면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부머 경제활동인구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소세로 접어든다. 올해 3만60!00명, 내년 13만8000명이 경제활동인구에서 이탈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은퇴자가 총 149만9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베이비부머 이전 세대(1945~1954년생)의 지난 10년간 은퇴자 80만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향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로 가정할 경우 앞으로도 연간 15만명씩 신규 노동 수요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2012년부터는 노동 수요에 비해 노동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노동공급이 부족해서 외국에서 노동인력을 공급받는 처지에 있다.

이처럼 인구학적인 측면에서 노동공급이 무한정 늘어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태에서,

5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청년들에게도 일자리를 보장하고 고령자들에게도 일자리를 확충해주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청년들에게 필요한 일자리 형태와 산업부문이 고령자들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문제도 고용과 노동시장에서는 뜨거운 이슈가 아닐 수 없다.

4월 7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구조개혁평가보고서’에서 OECD는 우리나라의 노동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규직 보호를 완화하고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파이낸셜뉴스 2011-04-07) 우리나라 25∼6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2%로 OECD국가 중 하위 4번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OECD는 민간부문 보육서비스에 대한 가격규제 완화 등을 통해 보육 서비스 확대와 서비스 질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비정규직 차별 축소와 성과급제 확대 등을 통해 성차별을 완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규직에 대한 강한 고용보호로 인해 노동시장 이중구조화(dualism)가 심화됐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인적자본형성, 생산성 향상과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OECD는 생산성 제고 과제로 △네트워크 산업(교통, 철도, 통신 등 유무선망 산업)의 규제 완화 △농업분야 생산자 지원 축소 △간접세 비중 확대를 통한 조세 효율성 제고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맞닦뜨리는 문제는 분명하다.

청년, 고령자,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거나

기존 정규직 남성 중장년들이 점유하고 있는 일자리를 나누어야 한다.

 

이 함수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일자리의 출발은 노동시간단축과 나눔의 확대

 

일자리, 고용에 대해서 이제 노동진영도 진지하게 자기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왜 노동자들이 그런 고민을 해야 하냐고, 노동진영에서는 요구만 하고 해답은 정권과 자본이 내놓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노동자 민중이 세상의 주인인데, 주인이 자기 문제를 다른 곳에 요구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더 이상 유용한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뉴딜정책은 4대강 같은 토목정책을 합리화한다.

벤처, IT, 금융 등 신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지나침이 오히려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회복지가 확장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돌봄을 지나치게 자본화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녹색 생태 환경을 고민하고 걱정한다면 더 이상 성장의 화두에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이 글 제일 앞에서 다룬 '자본의 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면서 '일 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체제'를 도입하고 확장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자본의 이익은 총수의 능력도 주주의 가치도 아니다. 노동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일한 대가이다. 그러므로 사회적으로 자본의 이익은 그들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적 이익이다. 따라서 그 이익은 기업의 주식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배당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과 고령자,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자기 실현'이란 임노동 관계에 편입되어야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임노동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 필요와 사회적 필요 속에서 여가와 문화를 향유하고 자기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시간외 근무를 제한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만큼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이것으로 비정규직들에게 어느 정도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선도적으로 1일 노동시간을 6시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있다. 제조업의 경우 고용유발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기술혁신적 생산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바,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고령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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